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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한 쪽짜리 건축·도시 기사

아헨대학병원의 기술지향적 외관과 인간친화적 내부 공간

[본 글은 2016년에 수강했던 병원건축설계 수업 과제이며 일부 수정함.]

 

아헨대학병원의 기술지향적 외관과 인간친화적 내부 공간

 

병원건축설계 수업에서 성장 가능한 병원 건축 사례 중 아헨대학병원에 대한 흥미가 생겨 짧은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헨대학병원은 현 시대의 요구 조건에 맞추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초기에 열어두고 그것을 실제로 실현해 낸 사례이며 한편으로는 건물 외관이 흡사 퐁피듀 센터와 같은 정유 공장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도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외관과 다르게 실내 공간은 환자를 위한 차분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대조적인 건축 특성이 있어, 이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아헨대학병원과 퐁피듀 센터

아헨대학병원과 퐁피듀 센터

 아헨대학병원(이하 아헨병원)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기술은 물론이고, 건축적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아헨병원은 볼프강 웨버(Wolfgang Weber)와 피터 브랜드(Peter Brand)라는 건축가들에 의해 1971년부터 1985년까지 약 15년간 건설되었고 1973년쯤 일시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다. (출처: Wikipedia) 1977년 프랑스 파리의 퐁피듀 센터가 완공되고 가장 큰 건축물이라는 명성을 빼앗기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아헨병원 설계의 주요한 아이디어는 전문 클리닉과 의료기관 네트워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강의, 연구, 진단 및 치료에서 의학의 이론과 실천을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 병원은 성장 가능성을 두고 모든 방향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물로 설계되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서부의 두 빌딩의 관리 구역(7-9층)에 대한 철저한 복원과 재 건설이 수행되었고 두 차례의 건설 단계 후에 4단계의 계획된 건설을 시작하지 않은 채2012년 말까지 공사가 완료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건축적 특징은 이목을 사로잡는 외관의 노출된 철 구조물과 설비 덕트들과 유리 창문들이다. 그것은 건설 당시의 가장 기술적인 근대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이었고 독일에서 가장 하이테크 건축임을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파리에서는 퐁피두 센터(1971-77)가 지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퐁피듀 센터와 아헨병원은 비슷한 외관 때문에 같이 자주 언급되고 있었다. 둘 다 정유공장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퐁피듀 센터의 노출된 구조물과 전시되어 보이는 것을 넘어서 과장되어 보이는 덕트들과 칠해진 색들은 기존의 미술관이 가져야 할 모습을 고루한 옛날 것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 보인다면, 아헨병원의 경우는 외관상 전시가 퐁피두 센터만큼 디자인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노출된 구조물들과 덕트들은 그렇기에 쾌적한 건축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명확한 기능적 요소임을 알 수 있다.

 

2. 기술지향적 외관과 인간친화적 내부 공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헨병원의 기술지향적 외관은 병원이 이전에 가졌던 모습과는 달리 파격적이었고 비인간적인 이미지를 주었다. “1960년대 이후에는 대규모의 대학병원과 매머드형 병원들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이러한 매머드형 병원의 단점으로는 대규모 조직에 의한 익명적 단위가 형성되고 주로 기계적인 방식에 의하여 채광 및 환기 들이 이루어지므로...즉 병원이 공장과 같은 시설로 인식되어 극단적으로는 기술의 혁명을 나타내는 퐁삐두 미술관과 같은 형태의 하이텍크적인 병원도 출현하게 된다. 이러한 근대의 병원개념은 거대한 모뉴멘탈과 같은 형태를 낳았고, 이는 도시 미관에 악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과 함께 운영 합리성만을 추구하는 비인간적인 치료환경으로 비판받고 있다.”[1] 라는 언급은 아헨병원의 사례도 포함되는 것이었다.

   

아헨대학병원의 내부 공간

 그러나 실제로 아헨병원의 실내공간에 대해 좋은 평이 있었다. 기술지향적 외관과 반대로 실내공간은 인간친화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청결공간(clean space), 미래지향적인 공간, 가정과 같이 안락하고 세심한(relax & reflective)공간을 강조하였다. 또한 여러 직원 간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접촉(social contact)dl 잘 일어나도록 고려하였다.[2] 실내 마감과 인테리어 요소들은 모두 녹색, 은색, 노란색 톤이다. 이는 환자들로 하여금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선사한다. 입원환자들이 가급적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시설적인 배려도 있다.

 

3. 모두 1/2인실 병상

 

 입원환자가 실제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르는 곳은 병실이다. 아헨병원의 병실들은 모두 1인실 또는 2인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현대에 들어와서야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던 6인실에서 4인실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인데, 독일의 병원 복지는 우리나라의 50년 넘게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 아래의 2인실 병실 도면은 보면 화장실과 수납공간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왼편에 배치되어 있고 입원실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는 샤워실도 있어서 편리할 것이고 약간 분리된 침실은 안정을 취하고 쉬기로 좋은 환경으로 보인다.

출처: 『유럽의 병원건축』

 

 


[1]『병원 건축 -그 아름다운 당연성』. 서울:플러스문화사. 양내원. 2004. pp 47-49

[2]『유럽의 병원건축』. 서울:이상건축. 문창호, 2000